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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 패션 바람.. 프리미엄 부엌가구도 불티
주방에 패션 바람.. 프리미엄 부엌가구도 불티 1500만원대 한샘 키친바흐, 2시간 홈쇼핑에 1600건 팔려 스테인리스 밥솥 강자 휘슬러, 알록달록 식기 세트도 선보여 휴롬 믹서기 디자인 바꿔 대박… 佛르쿠르제 컬러냄비도 히트조선비즈 | 한경진 기자 | 입력2014.06.25 03:05 기사 내용 올 4월 결혼한 회사원 조모(31)씨는 신혼집인 서울 송파동 빌라(82.6㎡·약 25평)를 구하기 위해 반 년간 100곳 넘게 집을 보러 다녔다. 주방과 거실이 널찍하게 연결된 구조의 집을 찾기 위해서였다. 조씨는 "집에서 아내와 함께 요리하는 공간을 제대로 만들고 싶어 거실의 절반 이상을 오픈 주방으로 꾸몄다"며 "함께 페인트칠을 하고 수납공간에 손잡이를 달면서 아낀 돈으로 해외 온라인 직접 구매를 통해 마음에 드는 주방용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업체 한샘은 이달 10일 TV 홈쇼핑에서 평균 1500만원대 부엌 가구인 '키친바흐' 상품을 선보였다. 2시간 동안 진행한 방송에서 1600건의 주문 전화가 쏟아졌다. 2009년부터 TV 홈쇼핑에서 부엌 가구를 팔고 있는 한샘은 그동안 400만원대 상품을 주로 판매하다가 작년 말부터 2~4배 이상 비싼 프리미엄 상품을 내놓았다. 한샘 KB사업부의 김덕신 이사는 "과거의 주방은 거실의 손님이나 가족과는 분리된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요리를 하면서도 손님과 대화할 수 있는 참여·개방형 공간으로 바뀌었다"며 "주방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프리미엄 주방용품 시장이 활짝 만개(滿開)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방 기기가 '패션'을 입다 최근 '패션 주방' 열풍이 거세다. 녹슬지 않고 튼튼한 냄비, 잘 눌어붙지 않고 코팅이 오래가는 프라이팬이 주목받던 시대를 지나 알록달록한 색상과 디자인을 입은 주방 기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튼튼한 '스테인리스 압력밥솥'으로 유명한 독일 냄비 업체 휘슬러는 이런 추세에 맞춰 작년 말 창업한 지 169년 만에 처음으로 알록달록한 식기 세트를 국내에 출시했다. 내구성과 기능을 강조해온 프랑스 프라이팬 업체 테팔도 최근 믹서기 디자인을 감각적이고 모던하게 바꿔 내놓았다. 이마트에 따르면 현재 전체 조리용품 매출의 34.3%를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패션 주방용품이 차지하고 있다. 김태곤 이마트 주방용품 바이어는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주방용품 매출이 지난해 18% 늘더니 올해에는 68% 넘게 증가했다"며 "최근에는 성능은 당연하고 색감이 화려한 냄비와 식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의 경우 이달 중순까지 저가(低價) 식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성장한 것에 비해 프리미엄 식기는 150% 늘었다. 화려한 색상의 무쇠 냄비인 프랑스의 르쿠르제는 20만~50만원대 고가(高價)에도 불구하고 2009년부터 매년 20%씩 매출이 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의 주스 원액기로 홈쇼핑 시장을 장악한 국내 기업 휴롬은 지난해 한국에서 889억원어치를 팔았고, 중국 등 해외 55개국에서 18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휴롬 관계자는 "2008년만 해도 회사의 총매출이 65억원에 불과했다"며 "세련된 디자인을 내세운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매출 규모가 41배나 뛰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과시 문화'라는 지적도 프리미엄 주방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는 것은 주방과 요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 예전처럼 매일 집에서 밥을 해먹는 사람은 줄었지만 일주일에 한 번을 요리하더라도 제대로 해먹겠다는 사람은 늘었다는 것이다. 2011년 창간된 미국의 음식문화 잡지인 '킨포크'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요리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서울 강남에서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한 요리사는 "좋은 음식과 요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과시(誇示)하기 좋아하는 습성이 주방에까지 불붙은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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